손 맛에 빠져들다... Majestouch 2 Ninja Tenkeyless, Cherry MX Brown

지름은 지름을 부르고...

무한 뽂뽂이로 꼼꼼한 포장이 되어 있다. 함께 주문한 빨간색 키캡이 어렴풋이 보인다.

박스 측면에는 키보드의 색, 키 배열, 스위치 종류, 키캡 각인 위치 등이 꼼꼼히 기재되어 있다.

박스를 보면 닌자 이미지가 눈에 확 들어온다.
 아마도 벽을 오르는 닌자의 모습을 차용해서, 각인을 키캡 위가 아닌 측면에 인쇄한 것 같다.

IOMania의 봉인 씰로 봉인되어 있다.

상자 내부에는 USB to PS2 젠더와 함께, 키캡 리무버와 측면 각인 WIN키가 포함되어 있다.
기본 WIN키는 기존 마제스터치와 동일한 양각(?)으로 된 키캡이다.
그리고 플라스틱 커버가 포함되어 있는데, 고급스럽진 않지만, 제조사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커버를 벗겨 낸 모습이다. 측면의 각인이 눈에 들어온다. 각인된 글꼴도 촌스럽지 않고 키보드와 잘 어울린다.
나프촙 미니는 PBT 재질의 키캡이였는데, 이 녀석은 ABS 재질이라 혹여 싼 티가 나진 않을까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고, 진득한 먹색 느낌의 키캡이 나프촙의 PBT 키캡과는 또 다른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해준다.

사용하기 전 WIN 키캡과 ESC 키캡을 먼저 교체했다.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면서 무지개 키캡이나 RGB 키캡과 같은 색다른 키캡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이 녀석의 키캡은 그 자체로도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측면 각인이 특색 있고 매력적이라 이대로 쓸 것 같다.
굳이 바꾸게 된다면 포인트를 주기 위해 방향키 정도만을 고려 중이다.

키보드 교체로 한층 깔끔해진(???) 회사 책상의 모습이다.


 며칠 전 noppoo choc mini(이후 나프촙)를 구입하고 주말 내내 집에서 나프촙과 함께 지내다가, 월요일 출근 후, 회사 키보드를 치다 보니, 이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내내 찰랑거리며 날리는 나프촙(청축)을 쓰다가 회사 키보드를 누르고 있으니 왠지 모를 위화감이 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쓰는 나프촙을 들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왜냐하면, 처음 회사로 나프촙을 배송받고 반나절 가량 회사에서 써보았는데, 사무실 사람 대부분이 내가 새로 키보드를 산 것을 알아차렸다. 즉, 조용한 사무실에서 쓰기엔 무리가 있었다. 또한, Home/End/PgUp/PgDn/Del/Ins와 같은 편집키가 완전하지 않은 스타일이라, 코딩이나 문서를 편집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이 있었다.

 그렇게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나프촙을 그리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

 그래서 참다 못해 회사에서 사용할 기계식 키보드 물색에 들어갔다.

 애초에 풀사이즈(스탠다드) 키보드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동안 눈에 들어오던 텐키리스 키보드 몇 가지를 중심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Ducky DK-1087 무각인'이 첫 번째 고려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키캡 사출이 삐뚤삐뚤하다는 이야기에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다음 고려 대상은 "LEOPOLD FC200R 무각인"이였다. DK-1087에 비해 인지도도 있고, 무각인이라 특별히 디자인에 신경 쓸 필요도 없겠다 싶어 곧바로 주문했다. 그리고는 인터넷을 뒤지던 중 FC200R에 관한 글에, 비슷한 디자인의 Majestouch(이후 마제)에 관한 글이 많았다. FC200R보다 마제 키보드가 키캡 호환이나 키감 등 여러 측면에서 낫다는 이야기였다.

 사실 DK-1087이나 FC200R을 선택할 때도 우선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무각인이였다. 보다 간지나게 키캡 각인이 없는 것을 써보자는 생각으로 무각인 키보드를 골랐다. 그러다 마제 키보드 중에서 특이한 키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각인은 각인인데, 무각인의 느낌의 키보드였다. 그게 바로 Majestouch 2 Ninja(이후 마제2닌자)였다.


  마제2닌자는 측면에 각인을 넣고, 상단 각인을 뺌으로써 촉각적으로는 무각인과 동일한 촉각을 제공한다. 게다가 무각인을 선택하면서도 내심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가 버벅임에 대한 것이였다. 한글 각인만 빠진 나프촙을 쓰면서도 종종 버벅대는 경우가 생겼는데, 무각인 키보드를 쓰면 얼마나 버벅거릴까 하는 생각이었다. 마제2닌자는 그런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은 키보드였다. 가격은 FC200R보다 비쌌지만, 약간의 편의성과 키캡 호환성을 높게 샀고, FC200R보다 타건시 타건음이 작다는 이야기도 회사에서 써야 하는 상황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어제 오후 "Majestouch 2 Ninja Tenkeyless"를 받았다. 타건해 본 첫 느낌은 "이거 갈축 맞아?"였다. 다른 갈축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못 하지만, 내가 들어오고 상상해 온 갈축에 대한 느낌은 청축에서 째깍(클릭) 소리만 뺐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접 타건해 본 갈축은 생각한 이상으로 구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프촙의 날리던 키감이 아닌 조금은 묵직함마저 느껴졌다.

 게다가 키감과는 별개로 키보드 아래 고무 지지대(?)의 수평이 맞질 않았다. 165,000원이라는 가격의 키보드에서 몇천 원짜리 키보드에서도 없는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마이너스 요인이다.

 또 하나, 오른쪽 ALT키의 위치가 무척이나 생소했는데, 그동안 손에 익은 데로 한영키의 위치라고 생각되는 위치를 누르면, ALT키가 아닌 스페이스가 눌러졌다. 이상한 생각에 RealForce87U(이후 리얼포스)를 사용하는 팀장님께 리얼포스는 어떠냐고 여쭤보니, 리얼포스도 마찬가지라고 하셨다. 이 부분은 내가 적응을 하던지, 한영 변환을 Shift + Space로 바꾸어야 할 듯하다.

 마제2닌자와의 첫 만남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몹쓸 키보드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청축에 길들어져 키웠던,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기대감을 갈축은 채워주지 못했을 뿐이다. 마음을 다잡고 반나절 정도 타건해 본 후의 느낌은 인터넷에서 봤던 "쫄깃하다."라는 표현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미묘한 구분감과 청축에 비해 무거운 키감 그리고 청축에 비해 강하게 느껴지는 반발력이 그저 밋밋한 키감이 아닌 말랑말랑하고 쫄깃쫄깃함을 느끼게 해준다.


  결국, 갈축은 청축에서 (째깍하는) 클릭음만 빼버린 키감이 아니라, 청축과는 완전히 다른 갈축의 키감이다. 청축만 써본 나는 섣부른 상상만으로 갈축의 느낌을 추측했는데, 실은 갈축의 키감은 갈축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좀 더 갈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갈축이나 흑축을 써본 사람들이 청축을 만져봤을 때, 혹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청축은 결코 무난한 키감은 아니다. 시끄럽고 때론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그에 반해 갈축은 묵묵한 것이 오래도록 쓰더라도 부담이 덜할 것 같다.


 아래는 직접 녹음한 키보드 타이핑 소리이다.





이상하게 방문자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네이트 메인에 떴다.

by sakuragi | 2011/09/07 03:50 | :: C space :: 컴퓨터 | 트랙백 | 핑백(3)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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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환상경 at 2011/09/08 17:35
와아아아아아 갑부님~~~~~~~~
기계식이 무려 두개나!!!!!
부럽슴돠~!~!~!~!
Commented by sakuragi at 2011/09/09 00:27
마제 2 닌자.. 뽀대는 끝내주네요~ :D
마제 2 닌자 갈축의 키감에 익숙해지니, 나프촙 청축은 너무 가벼운 느낌이네요~ T_T
Commented by 까꿍이 at 2011/09/13 21:18
전 마제 이탈리안 레드 리니어 쓰고 있는데.. ㅎㅎ 키보드 소리가 왠지 HHK pro 하고 비슷해요~~
저도 키캡을 이쁜걸로 바꿀까봐요 ㅎㅎ
Commented by sakuragi at 2011/09/13 23:24
예쁜 키보드 쓰시는군요~ 이탈리안 레드에는 무지개 키캡이 예쁠 것 같아요.
무지개 키캡 중에서도 닌자처럼 측면 각인 버전이 있더라구요~ :D
Commented at 2011/09/14 03: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akuragi at 2011/09/14 10:10
필코(FILCO) 마제스터치 2 닌자 텐키리스 넌클릭(Majestouch 2 Ninja Tenkeyless NonClick) 입니다.
16만 5천원이구요. http://www.iomania.co.krhttp://www.leopold.co.kr 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전파연구소 at 2011/11/10 23:40
키보드를 사랑하는 1인으로서 필코 마제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셨습니다. ㅎㅎ
현재 판매중인 기성품중에선 마제의 완성도가 제일 뛰어나다고 평가합니다. ^^
Commented by sakuragi at 2011/12/08 20:39
저도 기계식 키보드를 많이 사용해 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사용해본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 마제 2 닌자가 가장 좋았습니다. :D
Commented by 힘찬아빠 at 2011/12/08 09:35
지금은 어떠세요?
Commented by sakuragi at 2011/12/08 20:44
이 포스팅 이후에 리얼포스 10주년 모델 차등 키압 리뷰에 당첨되어
회사에서는 10주년 모델을 사용중입니다.

집에서는 이후 FC200R 백축을 구매하여 나프촙 미니 청축, 마제 2닌자 갈축과 번갈아 사용하다가,
결국 현재는 리얼포스 87U 먹각 차등 모델을 사용중입니다.

결론적으로 리얼포스로 전향했습니다.
Commented by 힘찬아빠 at 2011/12/09 02:08
결국은 리얼이군요 ㅎㅎ
Commented by sakuragi at 2011/12/10 14:52
네, 결국은 리얼로 오게 되었네요.
리얼을 안 쓸 때는 몰랐는데, 리얼을 사용하고 보니 기계식의 보강판을 치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고,
손가락에 오는 충격이 부담스럽게 다가오더라구요. :(
Commented by 민도르 at 2012/02/17 17:59
나두....갖고싶다 선배..-ㅁ-
Commented by sakuragi at 2012/02/27 01:17
이제 원하는 것을 얻었잖아~ :D
Commented by dsdsd at 2013/09/18 16:54
마제스터치 좋긴한데요 일본제품이라 이제 안쓸려구요
리얼포스도 해피해킹프로2도요
Commented by sakuragi at 2013/09/19 03:19
so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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