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리눅스를 쓰나?... KLDP Conf II

 오늘을 넘기고 나면 도저히 후기를 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에 포스팅을 한다. 어제 늦은 오후 나에겐 두번째 참가가 되는 KLDP conf를 다녀왔다. 지난번 행사에는 아는 사람없이 홀로 갔기에 여러가지 면에서 뻘줌한 느낌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지난번 행사에 이어 두번째 얼굴을 보는 분들도 계셨고, 몇 번 얼굴을 봐오던 환상경님이나 kfmes님도 참가 하셨기에 지난 번 보다는 시작부터 재미있게 행사에 참여 할 수 있었다.

  지난번 KLDP conf의 발표는 기술적인 이슈가 많았다면, 이번 conf는 기술적인 이슈보다는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발표가 많았다고 느껴졌다. 처음 컨퍼런스를 시작하고 모든 참가자들의 자기소개 시간인 '30초 스피치' 시간에 많은 분들이, 리눅스를 잘 모르고 오픈 소스를 잘 모르기 때문에 알고 싶어서 참석했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셨다.

 사실 KLDP에서도 이런 주제는 단골 주제이다. 왜 리눅스 데스크탑을 쓰느냐, 오픈 소스의 미래나 수익성은 어떻게 되냐. 무엇을 믿고 오픈 소스에 투자(기여)를 하고, 리눅스를 사용해야 하나. 이럴 분분한 생각들, 의견들에 대해서 나는 멀찍히 물러난 입장이다. 나에게 있어 리눅스를 만지며, 리눅스를 데스크탑으로 쓰는 이유는 Just for Fun이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가 사용하면서 내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 될 수도 있고,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혹자는 변태라고도, 오타쿠라고도 하겠지만), 어려서부터 단지 컴퓨터가 좋아서 대학교까지 가서 전공을 하고, 대학교에서 정규과정으로 리눅스를 배운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접하게 된 리눅스는 내 인생이 바꿨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직접적으로 리눅스나 오픈 소스와는 관계가 없지만, 여전히 개인적으로 리눅스 서버와 리눅스 데스크탑을 사용하며 아주 작은 일이지만 오픈 소스에 기여할 수 있는 길도 찾아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KLDP conf에서 peremen님이 말씀 하신 '내가 아니면 프로젝트가 망한다.'라는 말은 재미와 함께 큰 의미 담김 한마디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적극적인 생각을 가지면 누구라도 오픈 소스에 기여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준 한마디였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나에게 큰 이득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리눅스를 몇년을 붙들고 있던 덕에 리눅스를 시작하고, 리눅스를 알기 위해 읽었던 많은 책들과 그로 인해 알게 된 여러 개념들은 대학교 생활 내내 도움이 되었고,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주었다. 어찌보면 고학년으로 갈 수록 대학교 공부에 흥미를 유지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아마 리눅스를 붙들고 있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전공 과목들을 기피했을리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내가 쓰는 프로그램에, 내가 사용하는 환경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남들이 '그거 뭐하러 해?', '그거 좀 안된다고 해도 별 상관 없잖아'라는 말에 오히려 도전 의식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30초 스피치가 끝난 뒤에는 여러 이야기꾼들의 재미있는 발표가 있었고, 그 발표 및 새로운 주제를 제시한 분들을 기준으로 해서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에는 갈팡질팡 하다가 결국, 나, 환상경님, kfmes님, 마시멜로님 4명이서 우리끼리 놀았던 것은 조금은 아쉬웠고, 환상경님도 많이 아쉬워하셨던 것 같지만 재미있는 시간이였다.(바라미님도 살짝 들리셨다.) 이미지 출처에 적힌 것과는 달리 우리는 딱히 데스크탑 환경에 대해서 얘기를 했던 것은 아니였다. kfmes님의 Jemote과 한글 입력기 구경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주어진 자유 토론 시간이 끝이났다.

 그 뒤로는 모두가 기다리던 경품 추첨이 있었고, 지난번 KLDP conf처럼 이것 저것 받아오게 되었다.

 금요일에 과음한 탓도 있었고, 시간도 애매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KLDP conf가 끝나자 마자 집에 돌아왔다. 이런 기회는 나 자신에게도 자극제가 되어 느슨해진 마음을 가다듬는데 큰 도움이 된다. 좋은 얘기 많이 듣고, 오랜만에 정말 즐거운 시간이였던 것 같다. 다음 번엔 좀 더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누고 좀 더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해야 겠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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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kuragi | 2008/03/09 22:20 | :: T space :: 잡담 | 트랙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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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io4! at 2008/03/10 23:43

제목 : 우.생.선 - KLDPConf
"우와~ 생애 첫 경품 선물"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있었던 KLDPConf 행사에 다녀왔다. 특기할 점은, 근 10년 간 참석했던 이런 저런 행사, 전시회 등을 통털어서 처음으로 "참가상"이 아닌 경품을 받았다는 점이다. 바로 사진 속의 타거스 노트북 백팩. 행사를 준비하신 KLDP 권순선님 등의 관계자 여러분과 선물을 준비해주신 Yahoo! Korea, 다른 깜찍한 선물을 미리 받아주신 분들, 그리고 특별히 참가신청을 했으나 불참하신 이십 여......more

Commented by 문태준 at 2008/03/09 23:31
누군지는 모르지만 담에 또 뵈면 얼굴을 기억할수는 있겠죠. 원래 이런 모임에 오면 처음 와도 뻘쭘하게 있지 말고 옆에 계신 분들이랑 인사도 하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면서 친해지는거죠. 담에 만나면 인사한번 하시지요. 저는 벙개인생이라서 항상 처음 만나는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다음에는 뒷풀이 참석하여 뒷담화를 나누시지요. 흐흐...
Commented by 환상경 at 2008/03/09 23:33
오 드디어 후기 올리셨군요 ㅋㅋ
저도 후기를 이렇게 알차게 써봤으면 좋겠어요;;;
워낙 글쏨시가 없어놔서;;;
게다가 이번에 찍은 사진들이 죄다 흔들려서 쓸수가 없을정도였다는 ㅠ.ㅠ
Commented by 환골탈태 at 2008/03/10 11:16
후기 잘 봤습니다.
10주년때 저랑 후드티 같이 사셨던 기억이 있어서 제가 먼저 인사를 드렸었죠.
그날 티를 보니 제 옷을 보는 듯한 반가움이 있었습니다. ^^
다음에는 뒷풀이에도 오셔서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작은상자 at 2008/03/10 20:35
분위기가 훈훈하네요 '_'
저번에는 강의 같은 분위기더니
이번에는 좀 다르네요?
저번에 같던데 딴거였나..
Commented by sakuragi at 2008/03/11 01:07
문태준, 넵! 모두에게 한가한 분 뒷풀이하자고 하신 말씀 안듣고, 한가하면서 먼저 와서 죄송해요~ :)

환상경, 뭐 그냥 주저리 주저리 적을 뿐이죠. 사진은 아무래도 실내에선 삼각대 아니면 DSLR 이죠. :D

환골탈태, 넵. 몇달만에 다시 뵙게 되었는데, 많은 얘기를 나누진 못했네요~ 암엔 꼭 뒷풀이 가도록 할께요~

작은상자, 지난번처럼 발표도 하고, 서로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 이였어요~ :)
Commented by 떠돌이 at 2008/03/11 15:33
저는 왜 리눅스를 쓸까요?....그냥?-_-;
처음엔 compiz때문에 쓰게된건 확실한데..
Commented by 오자 at 2008/03/12 00:11
후기 잘 보았습니다~
저도 다음에 참여할 때는 낯익은 분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아이디가 익은 분들은 많았는데..)
그나저나 경품 많이 타셔서 부럽....... 전 그 손목보호대 조차 부럽더라는..
제겐 only 네이버 블록..
Commented by lowid at 2008/03/14 16:05
첫째사진에서 사쿠님 옆에 있는분이 환상경님인가보군요~
아닌가나..................
Commented by sakuragi at 2008/03/14 16:29
떠돌이, 재미있으니까 계속 쓰시는 거 아닐까요? 왜 재미있을까요? 라고 물으시면 저도 잘... ^^

오자, 네, 저도 이번이 두번째인데, 이번에 가니까 그래도 낯익은 분들이 좀 생기더라구요.

lowid, 네. 첫 번째 사진에서 제 옆에 앉아 계신 분이 환상경님입니다. :)
Commented by eldo at 2008/03/16 00:03
저도 재미 있으니까 합니다.
재미 없으면 돈 생기는것도 아닌데 할 이유가 없죠.
취미를 돈 때문에 하지는 않지요.
좋고 재미있고 하고싶어서 하는것이지요.
^^
Commented by 좋은진호 at 2008/03/16 00:31
후기 잘 읽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프로젝트가 망한다.'라는 말 저도 공감합니다. 적극적인 참여층이 10%만 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
Commented by sakuragi at 2008/03/17 03:33
eldo, 그렇죠. 하지만 그런 취미를 이상하게 보는 시각도 있죠. :)

좋은진호, 저도 참여를 잘 못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한마디였어요. ^^
Commented by 로니안 at 2008/03/23 19:59
우옷. 구글링중에 사쿠라기님 블로그 찾았습니다. ^^;
흐음 이런 행사도 있었군요. ^^ 경품이 눈에 들어오네요. 가지고 싶어라...
Commented by sakuragi at 2008/03/23 22:06
로니안, 네, 저도 2번밖에 참여 안 해 봤어요. :) 즐거운 행사였답니다.
저도 노리는 경품을 받지는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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